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증권사들 ELS 손실액 설명 ‘낙제점’

입력 | 2012-06-25 03:00:00

■ 금감원, 310개 점포 암행감찰
‘우선 팔고 보자’식 영업 많아




증권사들이 인기가 높은 금융투자상품 중 하나인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최대손실액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ELS 발행액은 13조 원으로 역대 최대금액을 기록했지만 ‘우선 팔고 보자’식의 불완전판매 행태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은 13개 증권사의 310개 점포에서 고객을 가장한 암행감찰(미스터리쇼핑)을 한 결과, 올해 상반기 ELS 판매 관련 점수는 ‘보통’에 해당하는 평균 76.5점으로 지난해 하반기 암행감찰 점수(84.3점)보다 낮았다.

판매실적 등을 기준으로 추려낸 13개 증권사 중 90점 이상인 ‘우수’ 등급에 해당하는 곳은 1곳도 없었다. 80∼89점을 얻어 ‘양호’ 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대신 대우 미래에셋 삼성 신한금융투자 우리 한국투자 등 7개 증권사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보통 등급(70∼79점)이 4곳이며 하나대투증권과 HMC투자증권 등 2곳은 60점 미만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평가항목에 따라 점수 차가 큰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의 평가항목은 투자정보 및 성향 파악, 상품설명 의무 등 총 18개 항목으로 진행됐다. 이 중 △기초자산(99.7) △만기상환(86.3), △자동조기상환(80.6) 등 ELS 기본 내용에 관한 평가점수는 높았다.

이에 반해 기초자산 평가방법 및 시기(53.9), 기초자산의 변동에 따른 투자수익 설명(60.2) 등의 항목은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ELS 투자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최대손실가능금액에 대한 설명은 57.6점에 그쳤다.

만기 시 원금을 까먹은 투자자들이 불만을 제기해 증권사와 고객 간의 분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증권사들이 ELS 수익률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상품구조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않는 대신 기초지식 정도만 고지하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 많다.

금감원은 저조한 평가를 받은 하나대투증권과 HMC투자증권에 개선방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는 파생상품으로 구조가 복잡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자들도 ELS 상품구조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