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 잡히자 수사상황 점검… 16억 가로챈 3개 조직 적발
5일 인천 중구 인현동 동인천 전철역 안. 경찰은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우두머리를 검거하려 잠복하고 있었다. 먼저 검거된 조선족 조직원 이모 씨(37)가 경찰에 “우두머리와 전철역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 씨와 함께 대기하던 경찰의 휴대전화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변호사라고 밝힌 남성은 “누가 검거됐느냐”고 묻더니 “이 씨가 옆에 있으면 바꿔 달라”고 했다. 경찰이 이 씨를 바꿔주자 접선하기로 했던 조직 우두머리는 그대로 잠적했다. 전화를 건 건 변호사가 아니라 조직원이었던 것.
경찰 관계자는 “변호사가 전화하면 검거된 피의자의 수사 정보를 알려줄 수밖에 없는 점을 노렸다”며 “실제 변호사 사무실 번호를 위장해 전화를 걸 정도로 치밀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짜고 국내 피해자들에게 16억 원 상당을 가로챈 3개 조직 16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