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패스트 트랙’ 도입… 30대 중반 임원 배출될 듯
CJ그룹이 전통적인 인사 관행을 깨고 초고속 승진 제도를 도입한다.
이 회사는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직급별 진급 체류 연한(승진 연한)을 기존 20년에서 최단 10년으로 줄이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승진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CJ그룹에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은 빠르면 10년 만에 임원이 될 수 있어 앞으로 30대 중반의 젊은 임원이 활발하게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4년(사원)-4년(대리)-4년(과장)-4년(부장)-4년(선임부장)’의 승진 연한을 직급별로 최소 2년만 근무해도 발탁 승진이 가능하도록 바꾸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원에서 과장급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8년 안팎에서 4년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승진심사위원회가 상위 직급의 임무를 수행할 역량과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발탁하게 된다.
대기업들이 승진까지 걸리는 기간을 줄이거나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하는 등 인사제도를 손질하는 흐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직무능력 중심으로 인사를 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3월에는 삼성전기가 부장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20년에서 19년으로 줄였고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21년에서 19년으로 2년 줄인 바 있다.
아예 직위 단계 자체를 줄여버리는 경우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단계로 이뤄진 직위를 3단계로 줄였다. 또 일정 기간을 채워야 승진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통해 마일리지를 적립하면 그에 따라 승진하는 ‘마일리지 승진제도’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