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격의없는 농담으로 선수단 기살리기
팀 하락세 인정도…“대반격 믿는다”
김재박 전 감독은 현대 시절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이 말은 김 전 감독이 LG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 저주처럼 돌아와 고비마다 LG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박종훈 전 감독 때도 LG는 상위권을 지키다 여름과 함께 급전직하했다. 야구팬들은 ‘DTD(Down Team is Down)’라는 매우 ‘한국적인 영어’로 표현하며 이를 프로야구의 증명되지 않은 공식, 또는 저주로 부르고 있다.
6월 말 LG에는 또 다시 ‘DTD의 악몽’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막강한 마무리로 자리 잡던 봉중근이 자해소동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그 사이 팀도 연패에 빠지며 시즌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 같은 위기에서 초보 사령탑은 먼저 흔들리기 쉽다. 감독의 표정 하나에 팀은 달라진다. 그러나 김 감독은 스스럼없는 자기고백, 그리고 친근한 농담 등 젊은 지도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분위기를 밝게 이끌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과거 LG 감독들이 애써 ‘DTD’를 외면했던 것과 달리 솔직히 한마디를 더했다. “우리 팀 지금 매우 어렵다. 그러나 선수들이 잘할 것으로 믿는다. 이번 한주도 열심히 뛰어 보겠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