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돌풍 타고 첨단기기 확산
북한의 한 대학 강당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북한 학생들. LG 모니터 수십 대가 눈길을 끈다. 대북소식통 제공
대북 소식통들과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는 최근 ‘삼지연’이라는 독자 브랜드의 태블릿PC가 보급됐다. 이 태블릿PC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는 없지만 백과사전, 외국어사전, 게임, e북, 지도서비스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부품을 수입해 북한에서 조립한 것인지, 중국 기업이 제조해 북한에서 소프트웨어(SW)만 내장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주체(主體)’를 강조하는 북한이지만 이 태블릿PC에 내장된 소프트웨어 명칭은 모두 영어다. 한 탈북자는 “북한의 IT 용어는 거의 다 영어로 쓴다. 남쪽에 와서 오히려 전문 분야 SW가 한국말로 돼 있어 낯설었다”고 말했다.
북한 모 대학 강의실 사진을 보면 학생들의 책상에 LG전자가 생산한 모니터 수십 대가 놓여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한국 브랜드의 TV나 컴퓨터는 더이상 낯선 제품이 아니다.
북한이 2010년 말 도입한 전자결제카드는 한국의 현금카드와 유사한 기능으로 집적회로(IC) 칩과 카드번호 등이 국제사회에서 흔히 쓰는 것과 동일하다. 정식으로 보급한 제품은 아니지만 MP4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중국산 휴대용 DVD 재생기기도 전기 공급이 제한적인 북한에서 한 번 충전으로 영화 한 편 이상을 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북한이 자체 제작했다고 하는 ‘삼지연’ 브랜드의 태블릿PC. 영어로 표기된 다양한 메뉴가 있다. 대북소식통 제공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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