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측 “여성-기독교인 중용”군부 최고위층과 새 내각 조율
AFP통신은 “무르시 당선자가 무바라크 축출 이후 약 18개월 동안 비어 있던 대통령 궁에 들어간 25일 첫 공식 일정은 군부의 실세인 군사최고위원회(SCAF)의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의장 접견이었다”고 전했다. 현지 신문 알아크바르에 따르면 탄타위 의장은 표면적으론 “안정적인 정권 이양을 돕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내각 구성을 놓고 무르시 당선자와 장시간 밀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무르시 당선자는 전혀 상반된 인물들을 만났다. 아랍의 봄 시위 때 다친 시위 가담자와 희생자 가족들을 궁으로 초청했다. “무죄로 풀려난 경찰 수뇌부들을 재조사하라”는 이들의 요구에 무르시 당선자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날 콥트 기독교의 바크하무스 주교를 만나서는 ‘차별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대선 결선에서 무르시에게 패한 아흐메드 샤피크 후보는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출국했다. 최근 검찰이 무바라크 정권에서 항공청장을 지내던 시절 그의 뇌물수수 혐의 조사에 나선 상황에서 두 딸과 손자들까지 대동해 정치적 망명길에 오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