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분위기도 유학 때 그 스타일… 해외파-미국인들 즐겨 찾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올 아메리칸 다이너’의 이재우 사장이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미국 ‘텍스멕스’ 정통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뒤 그곳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너무 그리워 아예 식당을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미국 음식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는 ‘패스트푸드’, ‘고열량’이다. 기름에 굽거나 튀긴 음식이 많고 치즈를 사용해 열량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한 국가의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너무 삐딱하게만 바라보는 건 아닐지. 미국 음식들도 지역마다 특색이 있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조리 과정을 거치는 엄연한 음식인데도 말이다.
이런 시선 속에서 미국 정통 가정식을 고집하는 레스토랑들이 유독 눈에 띈다. ‘올 아메리칸 다이너’, ‘수지스’, ‘샤이바나’다. 이곳 사장들은 한결같이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 ‘왜 우리나라엔 미국 가정식 레스토랑이 없을까?’ ‘한국인이 미국에서 된장찌개를 찾듯 미국인들도 한국에서 정통 미국 음식을 찾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레스토랑을 열었다고 한다. 이 레스토랑들과 대표 메뉴 두 개씩을 소개한다.
‘한국화’ 안 한 ‘텍스멕스’
대표 메뉴는 ‘컨트리 프라이드 스테이크’(1만8500원), ‘망고 살사 그릴드 틸라피아’(1만9500원)다. 미국식 비프커틀릿인 컨트리 프라이드 스테이크는 연하게 만든 쇠고기를 튀겨 컨트리 그레이비(부드러운 맛이 나는 크림소스)를 얹었다. 사이드 메뉴로 익힌 야채나 매시드 포테이토, 프렌치프라이 중 하나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망고 살사 그릴드 틸라피아는 구운 틸라피아에 망고 살사 소스를 얹은 뒤 볶음밥, 사이드 메뉴와 함께 낸다. 망고 살사 소스는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난다. 풍성한 양도 특징이다.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영업한다. 80석 규모, 부가세 별도다.
수지스의 ‘오리지널 에그 베네딕트’(위), 샤이바나의 ‘소프트 셸 크랩 샐러드’(아래) 각 업체 제공
2005년 3월 이태원동에 문을 연 수지스는 정통 뉴욕식 홈메이드 레스토랑이 콘셉트다. 박수지 사장의 이름을 따서 만든 수지스에서는 베이커리 셰프가 매일 아침 매장에서 메뉴에 사용할 빵을 직접 굽는다. 뉴욕식 패스트라미와 칠면조가슴살 햄도 수비드(진공 저온 조리) 방식으로 만든다. 이 두 제품은 현재 코스트코에서 ‘수지스’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으며 곧 닭가슴살 치킨도 제품화할 계획이다. 이태원점 외에 일본 롯폰기힐스점과 인천 신세계백화점, 한국과 일본의 미국대사관 내에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평일은 이태원점 기준으로 오전 11시∼오후 11시,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 11시, 일요일은 오전 9시∼오후 10시 영업한다. 80석 규모, 테라스까지 열면 120석이다. 부가세 별도.
미국 남부 가정식을 아시나요
2006년 9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에 1호점을 연 샤이바나는 미국 정통 남부 가정식을 선보인다. 가난한 농부가 많았던 남부지역의 음식은 여러 가지 재료를 한꺼번에 조리해 내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게 ‘검보’, ‘잠발라야’, ‘포보이’다. 검보는 ‘오크라’라는 식물의 아프리카 말인데 미국에서는 야채와 고기 등을 함께 끓인 스튜를 뜻한다. 잠발라야는 스튜에 밥을 넣은 뒤 졸여낸 것이고 포보이는 큰 바게트에 고기나 야채를 끼워 넣어 샌드위치처럼 만든 음식이다. 샤이바나는 강남역점, 가로수길점, 광화문점 등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8월 중순 현대백화점 청주점에 입점한다.
대표 메뉴는 ‘미트 로프’(2만5800원)와 ‘소프트 셸 크랩 샐러드’(1만6900원)다. ‘고깃덩어리’라는 뜻인 미트 로프는 쇠고기를 우유 생크림, 야채와 함께 반죽한 뒤 오븐에 구워내고 그 위에 토마토소스와 채를 썰어 튀긴 양파를 얹어낸 것이다. 이와 함께 비스킷과 미국식 ‘공갈빵’인 팝오버, 콜슬로와 마카로니&치즈를 함께 낸다. 마카로니&치즈는 따로 메뉴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다. 이 메뉴는 양이 많아 1.7인분이라고 써있다. 소프트 셸 크랩 샐러드는 껍질째 튀긴 게에 와인을 졸여서 만든 소스를 얹은 것이다. 피넛버터 드레싱과 와인 소스로 맛을 낸 샐러드를 함께 낸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