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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담비사 모요]中, 과연 아프리카의 착취자인가

입력 | 2012-06-29 03:00:00


담비사 모요 잠비아 출신 경제학자

2011년 6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아프리카를 순방하던 중 잠비아에서 아프리카 대륙을 위협하는 (중국의) ‘신제국주의’에 대해 경고하는 연설을 했다.

2009년 중국은 미국을 넘어 아프리카의 최대 단독 무역 파트너가 됐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직접 투자액은 2003년 1억 달러 미만이었다가 2011년 120억 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2005년 이래 자원 포식자이자 아프리카 노동력을 아무 거리낌 없이 이용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거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동안 미국은 사이드라인에 비켜서서 아프리카에 드리운 중국의 영향력을 지켜보기만 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중국 인구의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통성 위기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수억 명의 국민을 가난에서 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중국은 경작할 땅과 석유, 그리고 광물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이 국내에 다수의 빈곤층을 내버려두고서 제국주의나 식민주의 야심을 추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프리카인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들은 부족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07년 사하라 사막 이남 10개국을 조사한 결과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아프리카인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자신들에게 이롭다고 대답했다. 조사 대상 국가 모두에서 중국의 진출을 미국의 진출보다 더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세네갈에서는 86%가 자국 내 중국의 역할이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미국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사람은 56%에 불과했다. 케냐에서는 응답자의 91%가 중국의 영향력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반면 미국의 영향력이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74%에 그쳤다.

현재로선 중국이 아프리카 노동자들을 학대했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 만약 그런 사실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아프리카 지도자의 잘못이 더 크다. 2011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중국인들이 소유한 잠비아 광산에서 벌어지는 노동 및 인권 학대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 사회 정책적 문제와 환경 보호에 관해서는 현지 정부의 책임이 더 크며 만약 가혹한 학대가 벌어졌다면 그것 역시 현지 관리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인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아프리카의 많은 정부는 국제사회로부터 큰 지원을 받아 (이것에 익숙해서) 자기 나라에서 정부가 할 역할을 방기했다. 심지어 좋은 의도로 이뤄진 지원조차 아프리카 국가들의 책임을 잃어버리게 할 뿐이었다. 원조는 아프리카인들과 정부 사이를 단절시켰다. 왜냐하면 시민들은 원조를 받은 돈이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정부는 시민들의 요구보다는 기부자들의 요구를 들어주기에 더 급급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부의 수입은 대부분 시민들의 세금으로부터 얻는다. 그 대가로 정부는 시민들에게 교육, 치안, 기간시설, 갖은 공공재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 만약 정부가 그러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정부는 쫓겨날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인들의 60% 가까이가 24세 이하인 상황에서 외국자본에 의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가난을 줄이고 아랍세계를 뒤흔들었던 정치적 대변동을 방지할 유일한 방법이다.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은 수출을 위한 큰 시장을 형성하게 해줘 빠른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아프리카에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담비사 모요 잠비아 출신 경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