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범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사진)는 27일 강원 원주시 강원과학고에서 열린 ‘역사 속에 살아있는 천문지구과학’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전통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역사책에 기록된 천문활동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알아내는 데 천체역학적 계산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삼국사기에는 서기 224년인 백제 구수왕 11년 10월 낮에 금성을 관측했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박 교수는 과거 금성의 위치와 밝기를 계산해 이 기록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별은 등급이 낮을수록 밝은데 평소 밝기가 ―3.9등급에 해당하던 금성이 당시에는 ―4.67등급에 이르렀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낮에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는 얘기다.
강연 내내 전통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 교수는 학생들의 진로 고민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천문학도 다른 과학과 마찬가지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올바른 답을 추측해내는 ‘직관력’이 중요합니다. 이 능력은 과학이 아닌 다양한 경험에서 나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 많은 경험을 해야 자연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행사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주최하는 ‘톡톡! 과학콘서트 과학기술, 미래를 말하다’의 하나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주관했다.
원주=김수비 동아사이언스 기자 hel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