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 큰 대 公: 공평할 공 無: 없을 무 私: 사사로울 사
여씨춘추 거사(去私)편을 보면 어떤 편협함도 없는 천지(天地), 사사로움이 없이 그저 베풀어 만물을 성장하도록 하는 일월(日月)과 사시(四時·네 계절)는 대공무사의 전형이라며 이런 비유를 들었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평공(平公)이 기황양(祁黃羊)에게 물었다. “남양현에 장(長) 자리가 비어 있는데 누구를 보내면 좋겠소?” 기황양은 주저없이 대답했다. “해호(解狐)를 보내면 반드시 훌륭하게 임무를 해낼 것입니다.” 평공이 놀라 물었다. “그대는 해호와 원수지간이 아닌가?” 기황양이 대답했다. “공께서 물으신 것은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이지 해호가 제 원수인지를 물으신 게 아닙니다.” 결국 해호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공자(孔子)는 두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이렇게 평가했다. “훌륭하구나. 기황양의 논점이여! 밖으로 추천함에 원수를 피하지 않았고 안으로 추천함에 자식을 피하지 않았으니 기황양은 공정하다고 할 수 있구나(善哉, 祁黃羊之論也! 外擧不避仇, 內擧不避子, 祁黃羊可謂公矣).”
청(淸)나라 공자진(공自珍)도 논사(論私)라는 글에서 “조정의 대부는 친구의 청을 받으면 이튿날 새벽에 그 친구를 조정에 고하는 곧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했다. 어떤 개인적인 친소관계도 공평함의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사사로움이 없이 공정의 잣대가 더더욱 필요한 것이 오늘 이 시점의 대한민국이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