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들과 평양에 살게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8일 박인숙 씨가 평양 중심부의 고급 아파트에서 아들 내외와 함께 살게 됐다고 선전했다. 박 씨가 자기 집 고급 장롱을 열어보는 장면도 방영했다. 북한의 파격적인 선전으로 미루어볼 때 박 씨가 받은 ‘혜택’은 김정은의 승인을 받은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박 씨 가족은 계속 평양에서 거주할 가능성이 높다. 박 씨를 처벌하면 전 주민을 대상으로 선전한 ‘김정은 은덕정치’가 결국 ‘보여주기 쇼’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대신 박 씨는 앞으로 북한 전국을 순회하면서 김정은의 배려를 선전하고, 한국으로 향한 탈북자들의 ‘비참한 처지’를 증언하는 강연자로 활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씨와 유사한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1996년 한국에 입국했다가 2000년 북한으로 되돌아갔던 탈북자 남수 씨는 “그를 용서해주라”는 ‘김정일 방침’에 따라 고향에서 목욕탕을 경영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전국을 돌면서 탈북을 막는 강연을 했지만 2003년 아들을 데리고 재탈북해 한국에 돌아왔다. 1996년 탈북한 최승찬 씨는 한국의 한 은행에서 대리로 일하다가 2005년 재입북한 후 용서를 받고 개성컴퓨터센터에 취직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김일성대 졸업·2001년 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