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둘의 행보는 달랐다. 지난해 김연아는 ‘스포츠 외교관’으로 변신했다.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 멤버로 활동하며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올림픽 유치의 감격을 함께했다.
비슷한 시간에 아사다는 피겨스케이트에 매달렸다. 그랑프리 파이널 등 국제대회에 출전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신의 전매특허인 트리플악셀 기술을 다듬으며 절치부심했다. 그러고는 지난해 12월 25일 전일본선수권에서 우승했다. 당시 일본 언론은 “아사다가 정신력으로 일군 승리”라고 극찬했다. 어머니를 잃은 아픔을 딛고 거둔 우승이었기에 그 의미는 각별했다. 그때 김연아는 국제대회 대신 아이스쇼 무대에서 화려한 율동을 선보였다.
같은 시기에 김연아는 교생실습차 강단에 서 있었다. 틈틈이 에어컨 음료 등 다수의 CF에 출연하며 ‘CF 여왕’임을 과시했다. 그러고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까지 현역 생활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2010년 밴쿠버에 이어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다시 맞붙는다. 김연아는 “밴쿠버 금메달은 잊고 한 명의 국가대표로 새 출발하겠다”고 했다. 반면 아사다는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IOC 선수위원 도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두 피겨스타 가운데 과연 소치에서 웃을 주인공은 누구일까.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