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최근 강원 고성군 문암리 유적에서 5000여 년 전 신석기시대 밭 유적이 발굴돼 화제가 됐다. 유물이나 유적의 절대연대는 어떤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나? 》
홍형우 문화재청 국립문화재 연구소 고고연구실 학예연구관
문암리 유적의 밭을 신석기시대의 것으로 보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하층 밭을 파고 5호 집자리가 조성된 것이 토층 상에서 뚜렷이 관찰된 점이다. 이는 하층 밭이 먼저 조성된 이후 5호 집자리가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상대연대결정법 중 층서법을 응용한 것이다. 또 5호 집자리의 연대는 내부 바닥에서 발굴된 빗살무늬토기 조각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조각들은 약 5000년 전 신석기시대 중기의 것으로 평가된다.
절대연대결정법은 자연과학적 방법을 쓴다. 현재 고고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절대연대측정법은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이며, 문암리 유적과 같이 모래에 이뤄진 유적의 경우 광자극 냉광(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OSL)연대측정법도 사용한다.
문암리 유적에서는 OSL연대측정법도 쓰였다. 석영, 장석과 같은 무기질 결정의 냉광(冷光·luminescence) 현상을 이용해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냉광이란 무기질 결정이 외부에서 어떠한 형태의 에너지를 받아 흡수된 에너지를 빛으로 바꿔 외부에 방출하는 물리적 현상이다. 예를 들어 햇빛으로부터 격리되어 땅속에 퇴적되어 있던 모래(석영입자)에 열을 가하거나 빛으로 여기(勵起·excited)하면 냉광을 방출한다. 이때 방출되는 냉광의 양을 측정하면 모래가 퇴적된 연대를 알 수 있다. 열에 의해 방출되는 냉광을 열냉광, 빛의 여기에 의해 방출되는 냉광을 OSL이라 한다. OSL연대측정법은 토기, 기와, 가마벽체 등 고고유물뿐 아니라 논이나 밭 경작층 등과 같은 자연퇴적층에도 매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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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우 문화재청 국립문화재 연구소 고고연구실 학예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