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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나의 NIE]아침마다 활자로 된 ‘검은 진주’ 찾는 기쁨 아세요?

입력 | 2012-07-05 03:00:00

이한아 서울그린트러스트 서울숲사랑모임 국장




신문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는 글을 쓰려고 하자 10여 년 전 나의 첫 직장이 생각났다. 대학입시의 논술시험에 대비해 의무감으로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했던 시절을 제외하면, 1면 주요 기사부터 뒤쪽의 여러 섹션 지면까지 호기심을 갖고 차근차근 정독했던 것은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첫 직장은 전주국제영화제 홍보팀이었다. 유명 영화제의 홍보팀 막내인 나는 언론에서 본 전주국제영화제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 스크랩하고 영화제 홈페이지에 올려 많은 사람에게 영화제를 알려야 했다.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 출근해 사무실 중앙의 넓은 테이블에 앉아 여러 신문을 하나하나 여유롭게 정독해도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다. 회사의 막내가 가장 집중 받는 자리에 앉아서 아침마다 신문을 정독하는 일은 누구나 하는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나는 매일 신문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 나는 서울숲에서 일한다. 서울숲이 개장했던 2005년에 ‘서울그린트러스트 서울숲운영팀(사랑모임)’에 홍보 담당으로 입사를 하면서였다. 다른 분야의 홍보팀에서 일하면서 홍보 담당자로서의 기본적인 노하우는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공원 환경 그리고 생태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에 이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간접경험이 절실했다. 그런 내게 지식창고 역할을 했던 매체가 신문이다.

매일 아침 진주를 찾는다는 생각으로 서울숲에 대한 기사는 물론 뉴욕의 센트럴파크 등 외국의 유명 공원에 대한 기사를 찾았다. 다양한 시각으로 재미있게 구성된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숲에 대한 양질의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칼럼도 스크랩하기 시작했다. 기사를 읽고 또 읽으면서 공원에 대해, 숲에 대해 조금씩 알아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실현 가능한 일은 무엇인지 하나씩 꿈을 키워 나갔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기사를 접할 수 있다. 기사를 보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지만 내가 여전히 종이신문을 찾는 이유는 도톰한 신문 속, 다양한 기획의 섹션지를 골라 보는 재미 때문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기획이 등장하면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다. 인터넷 기사의 편리성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유다.

예전에는 영화섹션이나 연예면을 우선 봤다면 지금은 환경섹션이나 자원봉사섹션을 제일 먼저 찾아 본다. 매일 신문을 정독하지만 특정 분야를 편식할까 걱정돼 신문 전체를 꼼꼼히 본다. 또 내 관심사와 다른 분야의 정보를 통합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이런 훈련이 다양한 공원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뉴욕 출장을 앞두고 있다. 준비를 하면서 신문을 통해 뉴욕에 대한 여행정보뿐만 아니라 뉴욕의 공원에 대한 내용을 찾느라 바쁜 시간을 보낸다. 신문 기사를 통해 얻은 정보가 큰 도움이 된다. 내게 신문은 다양한 정보를 가득 모아 둔 지식의 바다와 같다. 거대한 바닷속에서 숨은 진주를 찾듯이, 신문에서 필요한 정보를 쏙쏙 꺼내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신문이 앞으로도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지 매일 매일이 기대된다.

이한아 서울그린트러스트 서울숲사랑모임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