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라호텔의 서머 패키지 ‘하바나 라운지’는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야외수영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몽환적인 라틴댄스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달빛 속에서 수영을 하거나 섹시한 드레스 차림으로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서울신라호텔 제공
《휴양지에 가기 위해 반드시 항공권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팍팍한 한 주가 끝나는 금요일 혹은 토요일 오후, 녹초가 된 여기자들은 일터에서 휴양지로 ‘순간 이동’했다. 가는 방법은 단순했다. 번거로운 공항 수속도, 시차 적응도 필요 없었다. 도심의 호텔들은 여름철을 맞아 다양한 ‘서머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위크엔드 3.0’의 여기자 네 명은 서울 시내 호텔 네 곳에서 상품을 체험했다. 쿠바와 파리 콘셉트부터 스파 패키지까지 종류도 제각각이었다.》
서울신라호텔 ‘하바나 라운지’
복사뼈가 살짝 보이는 9분 팬츠를 입은 ‘훈남’ 키다리 스태프, 생맥주와 레모네이드가 혼합된 상큼한 클라라, 여성들에 증정하는 꽃 한 송이 등도 이곳을 즐겨 찾는 고객들이 꼽는 매력 포인트들.
서울신라호텔의 야외 수영장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나지막한 풀장이 따로 있어 가족 단위 패키지 여행객도 많은 편이다. 성인용 풀보다 수온이 높아 물 밖에선 약간 쌀쌀하게 느껴졌던 이날 날씨에도 춥지 않았다.
8월 31일까지 진행되는 ‘하바나 라운지’ 패키지는 디럭스룸 1박, 야외수영장 입장 및 코로나 2병 무료 제공, 오후 8시∼밤 12시까지 열리는 하바나라운지에서의 칵테일 2종 무료 제공 등의 혜택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2명 기준 25만 원부터(세금 및 봉사료 별도). 02-2230-3310
서울 그랜드하얏트 ‘서머 스파’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서울의 서머 스파 패키지는 완벽하게 휴양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스파 트리트먼트를 받고 사우나와 실내외 수영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돈을 더 추가하면 그랜드클럽룸으로 업그레이드해 아무 때나 그랜드클럽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유유자적할 수 있다.
화장실과 개인 샤워실이 있는 스파 공간. 침대에 누워 따뜻한 헝가리산 무어머드로 팩을 하니 몸이 둥둥 뜨는 듯 잠이 쏟아진다. 각질 제거 효과도 있어 여름철 땀과 노폐물이 쌓인 피부를 말끔하게 해준다. 머드팩 후 마무리 마사지를 받으니 피로가 싹 풀린다.
호텔에서 푹 쉬고, 미술관에 들렀다 한남동의 유명한 만두집에까지 들르니 주말이 풍성해진 느낌이다.
그랜드하얏트호텔서울의 ‘서머 스파 패키지’ 가격은 2인 37만5000원부터(단, 스파 트리트먼트는 1인 제공·세금 및 봉사료 별도). 그랜드클럽룸 업그레이드 시 2인 기준 11만5000원 추가. 02-799-8888
호텔에 도착한 건 오후 6시. 객실에 도착하니 페리에 2병과 록시땅의 ‘바베나 배스세트’가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아쉽게도 오후
5시까지 이용 가능한 남산타워 근처 레스토랑 ‘그로브 라운지’의 크레페+커피 이용권은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커튼을 젖히니 조선시대 하늘에 제사를 드리던 제단인 환구단이 보였다. 8년 넘게 광화문에서 근무하며 모르는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환구단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색다른 기분이었다.
야경을 즐긴 후 3층에 있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벤치에 누워 패키지에 포함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먹었다. 스크린에서는 애니메이션 ‘파리의 도둑고양이’가 상영됐다. 오후 11시가 넘어 객실로 돌아오니 테이블에 와인과 과일이 놓여 있었다.
‘파리의 여름’ 패키지의 특징은 휴식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 중인 ‘루브르박물관-신화와 전설’ 관람권이 패키지에 포함돼 있다. 단, 이걸 보려면 40분가량 차를 타고 강남으로 가야 한다. 패키지가 끝나면 인근 명동에서 쇼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3층 사우나에서 빙수처럼 쌓여있는 얼음조각으로 ‘얼음목욕’도 꼭 해볼 것.
9월 2일까지 진행되는 ‘파리의 여름’ 패키지 가격은 세 종류다. 파리지앵 서머 디럭스는 24만5000원부터, 파리지앵 서머 이그제큐티브는 32만 원부터, 파리지앵 서머 스위트는 40만 원부터(세금 봉사료 별도)다. 02-317-0404
서울 쉐라톤워커힐 ‘리버파크’
리버파크의 최대 장점은 온천수를 사용한다는 것과 풀장에서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점이었다. 보통 수영장에 가면 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찝찝했는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물살이 느껴지는 유수풀, 유아전용풀,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야외 저쿠지는 물론이고 아기와 엄마를 위한 럭셔리한 수유실도 갖췄다. 아이를 데려오기에 딱 좋은 풀장이었다.
이 호텔은 여름을 맞아 리버파크 이용권이 포함된 ‘2012 서머피버 패키지’를 선보였다. 그린, 블루, 골드 등 총 세 가지 시즌으로 이뤄지는데 시즌마다 구성이나 가격, 풀장 운영 시간도 달라지기 때문에 꼼꼼히 알아보고 가야 한다. 기자가 묵은 그린 시즌에는 성인풀만 운영했고 이용시간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다. 골드시즌에만 오후 10시까지 야간 운영을 한다. 야경을 보며 밤 수영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골드시즌을 노려 볼 것.
블루시즌(7월 9일∼22일, 8월 20일∼9월 9일)에는 리버파크 옆 야외공간에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풀 사이드 뷔페’ 1회가 제공된다. 일단 바비큐 식사가 기본이고 샐러드와 그릴, 중식, 면 요리를 비롯해 다양한 베이커리와 디저트도 준비된다. 골드시즌(7월 23일∼8월 19일)에는 리버파크 입장이 1회만 가능하고 풀 사이드 뷔페를 1회 이용할 수 있다.
풀장을 이용하고 나서 출출해졌다면 이 호텔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운영하는 ‘해피 아워’를 이용하면 된다. 맥주와 와인 등 각종 음료와, 다양한 디저트, 간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좋다. 02-2022-0000
정리=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