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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됩시다]가뭄-무더위에 곡물-빙과류 들썩… 날씨株 랠리

입력 | 2012-07-06 03:00:00

장마 시작되자 농약-홈쇼핑 약진




초여름 때 이른 무더위가 이어진 뒤 이제 장마가 시작되면서 날씨 관련주(株)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곡물주가 반등했다가 이번 주 장마가 시작되자 장마 수혜주인 농약 등 방역업체들이 주가 상승 바통을 이어받는 형국이다.

박스권에 갇혀 ‘게걸음’ 장세를 이어가는 증시에서 짚신장수와 우산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으로 가뭄과 장마 관련주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과 함께 여름 가뭄이 닥치자 6월 초부터 곡물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조비, 효성오앤비, 남해화학 같은 비료 제조업체들이 대표적이다. 가뭄이 길어질 경우 곡물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비료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이는 농산물 공급 부족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와 맞닿아 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12월 인도분은 부셸(약 27.2kg)당 6.745달러에 마감하며 최근 1개월 만에 30% 이상 급등했다. 곡물 공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에도 곡물 관련주들은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10∼40% 올랐다.

올해에는 일찍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빙과류 업종 주가도 예년보다는 이른 시점에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음료수 빙과류 종목의 실적 전망을 상승 조정하면서, 기대감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잦은 비와 태풍의 영향으로 여름 대목 실적이 저조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자 날씨 모멘텀은 장마 관련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장마철에는 농작물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과 비료 수요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농약 생산업체 KG케미칼, 병충해 방제기 생산업체인 파루 등 방역업체들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장마 관련주로는 홈쇼핑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비를 피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3, 4일 각각 4.55%, 3.66% 올랐다.

스크린골프 업체인 골프존도 장마 수혜주로 꼽혔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7∼9월은 장마로 인해 필드보다 스크린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섣불리 날씨와 관련된 계절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특히 장마나 무더위 등은 매년 나타나는 것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주가가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기 쉽다는 설명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글로벌 리스크가 여전해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