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차례 5400만원 훔친 가족절도단 3명 구속
“가족 절도단이 다시 뭉쳤다.”
강도죄로 7년 복역한 끝에 2010년 6월 출소한 박모 씨(37)는 택배 일을 하며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하지만 올해 4월 직장을 잃으면서 생계가 어려워졌다. 함께 강도행각을 벌여 같은 기간 철창 신세를 졌던 사촌동생 박모 씨(34)와 매형 김모 씨(37)도 사정이 좋지 않았다. 이들은 다시 손을 잡기로 했다.
7년 만에 뭉친 가족 절도단은 손발이 척척 맞았다. 형 박 씨가 소형 카메라를 붙인 막대를 아파트 현관문의 우유 투입구로 넣어 문을 따는 사이 동생 박 씨는 아파트 입구에서 무전기를 들고 망을 봤다. 김 씨는 귀금속 감별기와 순금 함량 측정 시약까지 갖추고 형제가 훔쳐 오는 물건을 1차 감식해 장물아비에게 넘겼다. 이들이 올 4월부터 2개월 동안 서울 경기 강원 아파트 16곳에서 훔친 금품은 시가로 5400만 원어치였다. 피해자 가운데 여섯 집은 경찰이 찾아오기 전까지 도둑맞은 사실을 모를 정도로 범행의 흔적을 안 남겼다.
이들은 지난달 14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인의 손발을 묶고 돈을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이 폐쇄회로(CC)TV에 잡힌 도주 경로를 추적하면서 붙잡혔다. 광진경찰서는 5일 이들 3명을 상습절도 및 강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