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도 국제무대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금메달 6개를 합작했다. 역대 한국의 종목별 통산 금메달 랭킹에서 톱 5에 든다.
투자 없이 이런 결실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올림픽 때마다 내건 큼직한 당근도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7일 개막하는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종목당 4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복식은 선수 두 명이 2억 원씩 받게 된다. 종목의 위상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재정 규모를 따져 봤을 때 파격적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3억 원에서 다시 1억 원을 올렸다. 태릉선수촌에서 김학석 협회 부회장에게 이 사실을 전해 들은 대표팀 선수들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혼합복식과 여자복식에 출전하는 하정은(대교)은 “금메달 2개 따면 다 주시냐”며 웃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김 부회장의 주도로 1980년대 초반부터 일찌감치 스포츠 마케팅에 눈을 떠 용품 업체들로부터 거액의 현금 지원을 받아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