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인의 치열한 삶의 방식이 외국인인 내게 놀라운 자극이 되었다. 어떻게든 목표를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업무 태도, 투철한 서비스 마인드, 일에 대한 열정….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서비스업인 퀵서비스, 대리운전도 이런 한국인 특유의 정신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내가 몸담은 보안전문기업인 ADT캡스 한국법인에서는 한국에서 개발한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해외로 역수출하고 있다. 보안 분야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 본사에서 한국법인의 제품을 채택해 사용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어서 세계적으로도 모범이 되는 사례다.
가까이에서 본 한국인은 언제나 그렇듯이 기적을 만들어 냈다. 한강벌에 거대한 메인스타디움을 멋지게 세웠던 88 서울올림픽 때도, 장롱 속의 아기 돌반지를 모으며 이겨냈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도, 세 번의 도전 끝에 결국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을 때도 그랬다. 분명 기적 같은 일이었지만 그 과정에 담긴 노력을 알기에 한국인에게는 기적이라는 말을 붙일 수 없을 것 같다. 이 모든 것을 이루는 바탕이 된 한국인만의 근면, 성실, 도전의식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인만의 DNA라고 생각한다.
올해로 나의 한국 생활은 22년째가 된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지난 세월 동안 한국인과 고락을 함께하며 이 나라의 경제 발전과 성장에 동참할 수 있었다는 게 자랑스럽다. 그런 기회를 갖게 된 데 감사한다. 이런 생각, 경험이 이 나라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리라. 하지만 그런 세대의 입장에서 새로운 세대를 바라보며 드는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의 세대차가 너무 커지면서 앞선 세대의 근면 성실함과 희생정신을 요즘 세대들이 따르지 못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 생각은 달라져도 기본은 지켜야 한다. 이 나라가 이토록 발전한 이유, 그 뿌리와 초심을 잊지 말고 부단히 노력해 세계의 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