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포경위원회(IWC) 연례회의에서 우리 대표단이 “과학연구 목적의 포경 계획을 IWC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IWC가 1986년부터 멸종위기 고래에 대한 포경을 금지한 이후 동해에 고래가 늘어나어업 피해가 크다고 한다. 호주 뉴질랜드 등 포경 반대 국가들은 반발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주요 쇠고기 수출국이라 반대의 속뜻이 순수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고래고기가 맛이 비슷한 쇠고기의 대체재가 될 것을 우려해 포경에 반대하는 걸까.
▷신석기시대에 새겨진 울산 반구대암각화에는 고래의 습성과 사냥 모습이 담겨 있다. 포경선을 이용한 고래잡이도 1899년 울산의 장생포에서 시작됐다. 외국 포경선들이 길이 20m가 넘는 대왕고래 참고래 귀신고래의 씨를 말렸다. 광복 후엔 밍크고래가 주로 잡혔다. 한때 “장생포에선 개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만큼 고래 특수(特需)를 누렸으나 포경 금지 이후에는 다른 고기를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만 허용됐다. 경찰은 혼획된 고래에 금속탐지기를 들이대고 흉기를 사용한 흔적이 없는지 살핀 뒤 ‘타살’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야 유통증명서를 내준다.
이형삼 논설위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