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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의 ‘광고 TALK’]‘토크(TALK)’ 공부론

입력 | 2012-07-09 03:00:00


김병희 교수 제공

공부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오죽하면 공부가 인생의 전부냐는 반문이 나왔을까. 암송담서점의 수험강의록 광고(동아일보 1922년 6월 5일)는 ‘독학자의 호복음(好福音)’이라는 헤드라인 아래 “헛보지 마시요”라고 하면서, 수험과목 강의록에 화살표까지 그려 요란스럽다. 예나 지금이나 이래야만 할까? 억지로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면 먼저 공부에 임하는 자세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체험에서 우러난 ‘토크(TALK) 공부론’을 제시해본다.

공부를 잘하려면 먼저 책상(Table)에 앉는 순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테이블이란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할 수 있다’(able)는 뜻이 숨어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할 때와 그냥 공부할 때는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한편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보고서나 논문 같은 글(Article)을 써 과제로 제출해야 한다. 그냥 기계적으로 쓰다보면 마른 나뭇등걸처럼 건조한 글이 돼 버린다. 재미있게도 아티클에는 예술(art)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문장을 다듬을 때 조금만 색다르게 표현해도 글 전체가 달라진다.

세 번째는 배우고 익히는 학습(Learning)이 중요한데, 난관에 부닥치면 왜 이 짓을 하나 싶어 이런저런 회의감이 몰려올 때가 많다. 예컨대 직장에 다니면서 뒤늦게 대학원에 다니는 만학도의 경우 자주 느꼈을 터. 학습이라는 영어 단어를 관찰해보면 이익(earning)으로 꽉 차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공부를 마치면 반드시 또 다른 기회나 혜택이 돌아오지 않겠는가. 마지막은 지식(Knowledge)이다. 어떤 분야를 탐구한 후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때는 남의 학설만 지루하게 인용하지 말고 자기 생각을 나타내야 마땅하다. 지식이라는 단어 끝에 뾰족함(edge)이 도사리고 있듯이,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자기 생각을 날카롭고 ‘에지’ 있게 창출해야 한다.

공자의 위기지학(爲己之學)을 위시해 정약용의 오학론(五學論)은 물론이고 김영민의 인이불발(引而不發)까지, 지금까지 많은 공부론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장난 같은 토크(TALK) 공부론을 굳이 제시하는 까닭은 뜻밖에도 공부에 지쳐 중도에 포기하는 분이 많기 때문. 밑절미(바탕)를 다진 다음 더욱 열공하시기를!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