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용종 발견율 40%… 세계평균 크게 초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시경 치료팀 의료진이 내시경 치료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앞줄 왼쪽부터 박정호 정윤숙 박동일 전우규 교수. 강북삼성병원 제공
검사 결과 10mm 크기의 대장암 전 단계인 용종 1개가 발견됐다. 대장에 생기는 용종의 절반가량은 5∼10년 뒤 암으로 진행되므로 발견 즉시 떼어내는 것이 원칙이다. 이 씨도 용종을 제거하기 위해 강북삼성병원 대장폴립클리닉을 찾았다. 강북삼성병원의 박동일 교수와 소화기내시경 치료팀은 이 씨의 대장에서 6mm, 5mm, 3mm 크기의 작은 용종 3개를 추가로 찾아내 모두 4개를 제거했다.
○ 대장내시경 검사는 15분 이상
혹처럼 튀어나온 용종과는 달리 납작한 용종은 찌꺼기가 덮고 있으면 지나치기 쉽다. 따라서 찌꺼기를 물로 깨끗이 세척해 숨어있는 용종을 찾아내야 한다. 경험 많은 박 교수도 8∼9분은 살펴봐야 이런 용종을 놓치지 않는다. 소화기내시경 치료팀에 합류한 신규 의료진은 내시경을 15분 이상 보라는 지침을 따라야 한다.
박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을 발견하지 못하는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다”며 “한 번의 검사로 중간암까지 찾아낸다는 생각으로 매번 내시경을 본다”고 말했다. 중간암은 대장 용종 제거 후 다음 정기 검사 전에 갑자기 발생하는 암으로 생성 과정이 보통 암과 다르고 자라는 속도도 훨씬 빠르다.
○ 외국보다 높은 대장 용종 발견율
내시경검사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 미국에서 대장 용종 발견율은 평균 남자가 25%, 여자는 15%이다. 박 교수의 대장 용종 발견율은 50%다. 100명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 50명에게서 용종을 발견한다는 의미다. 박 교수에게 수련을 받는 소화기내과 전임의는 병변을 빠짐없이 찾는 내시경 관찰법에 관한 강의를 듣고 내시경 시술도 참관한다.
이런 성과에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의 힘도 크다. 외래 환자, 입원 환자,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40여 년간 100만 건 이상의 내시경 검사와 치료를 담당했다.
소화기내시경팀은 장기간 축적한 의료 노하우와 지속적 연구로 대장암을 비롯해 소화기암의 조기 발견과 암 극복에 노력하는 중이다. 특히 대장암을 찾는 다양한 검사 중 대변 DNA 검사는 국내에서 강북삼성병원에서만 시행한다.
○ 짜고 맵고 탄 음식은 멀리
소화기내시경팀은 박동일, 박정호 교수를 포함해 15명의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팀을 이룬다. 또 서울종합건진센터에 13명, 수원종합건진센터에 10명의 소화기내시경 전문의가 근무한다.
다른 병의원과 검진기관에서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 용종이 발견된 경우 전화로 의뢰를 받아 당일 용종을 절제하는 시술을 원스톱으로 실시한다.
박 교수는 “식단의 서구화로 기름진 육류 섭취가 증가하고 음주에 관대한 문화로 30, 40대 젊은층의 대장암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대장암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병하고 있어 더욱더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지방은 총칼로리의 30% 이하로 섭취해야 한다. 또 짜고 맵고 검게 탄 음식은 피해야 한다. 유산균 발효식품과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도 중요하다. 운동은 1주일에 3일 이상, 1회 30분 이상 하면 효과적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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