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폭염구급대 쪽방촌 순찰
쪽방촌 찾아 ‘건강 순찰’ 영등포 119안전센터 대원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쪽방촌을 찾아 폭염 속 환자 발생에 대비해 순찰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서울 지역 낮 최고기온이 약 영상 32도를 기록한 9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쪽방촌 주민 윤모 씨(70·여)는 집 앞 계단에 앉아 스티로폼 조각을 부채 대신 부치고 있었다. 윤 씨 집을 찾은 영등포119안전센터 김중원 구급대원(27)이 말을 건넸다. “아픈 데 없으세요? 땀이 그렇게 나는데 선풍기 좀 트시지.” 윤 씨가 답답한 듯 ‘스티로폼 부채’를 더 세게 부치며 말했다. “그거 틀면 전기요금이 얼만데….” 김 대원은 윤 씨에게 냉수 한 잔을 건넨 뒤 3.3m²(약 1평) 남짓한 방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다른 집으로 향했다.
○ 폭염과의 전쟁
폭염은 불편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4일 강원 정선에 사는 한 70대 할머니는 집 근처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병원 측은 할머니가 평소 앓던 고혈압 증세가 폭염으로 급격히 악화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전국적으로 폭염 관련 환자는 57명에 이른다. 지난해 7, 8월 두 달 동안 집계된 폭염 관련 환자는 443명이었다.
○ 열사병 증세 땐 구급차 불러야
여름철 주의가 필요한 대표적 폭염 증상이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둘 다 맥박이 빨라지고 두통과 어지럼증을 보인다. 하지만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 땀이 나지 않기 때문에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사병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 상태가 곧 호전되지만 열사병일 경우 응급조치가 필요해 즉시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신무경 인턴기자 고려대 철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