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리비아’ 짊어질 새 실력자
지난해 초 ‘아랍의 봄’ 이후 튀니지 이집트 등에서 이슬람 세력이 집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뉴욕타임스는 NFA가 승기를 잡은 데 대해 “정쟁 속에서도 품위를 유지하고 많은 부족과 꾸준히 교류한 지브릴 전 총리의 명망이 큰 힘이 됐다”며 “그는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야 하는 리비아의 향후 정치 국면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인물”이라고 내다봤다.
지브릴이 리비아 국민 600만여 명 중 100만여 명에 해당하는 최대 부족인 와팔라족 출신인 것도 강점으로 분석됐다. 와팔라족은 1993년 카다피 암살미수 사건을 주도해 탄압을 받았다. 비공식 출구조사에서 약 80%와 60%의 득표율을 낸 트리폴리와 벵가지 인근에 많이 거주한다.
지브릴은 과도정부 인사의 피선거권을 제한한 이번 총선 원칙에 따라 출마하지 않고 50여 개 군소정당 연합인 NFA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선거 기간 내내 다른 어떤 후보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8일 142개에 이르는 모든 정당의 대연정을 제안한 그는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을 비난하는 것을 피하면서 통합에 힘쓰고 있다. 지브릴은 최근 한 TV 인터뷰에서 “나는 이슬람 정치세력의 그 누구보다 독실한 이슬람교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세력을 배제하는 대신 포용과 통합에 힘쓰겠다는 간접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한편 알자지라방송은 9일 “이번 주말에야 최종 개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