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혹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던 이상득 전 의원이 저축은행 피해자에게 넥타이를 잡히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정기섭 채널A 기자 CANN020@donga.com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법정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함께 온 두 변호사에게 뱉은 말이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봉변을 당한 직후의 일이었다.
이날 새벽부터 사진기자들은 촬영하기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4번 법정 출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오전 10시 12분 취재진에게 “이 전 의원이 법원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낮 12시 27분 영장실질심사가 끝나고 변호인들은 법정을 나섰지만 이 전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변호인의 요청과 검찰의 동의하에 체포 피의자용 통로를 통해 법정을 빠져나간 것이다. 체포 피의자용 통로는 법정에서 호송 차량이 있는 법원 지하까지 엘리베이터로 연결돼 있다. 그는 심사를 맡은 박병삼 영장전담판사가 오후 11시 40분경 영장을 발부할 때까지 대검찰청 조사실에서 대기하다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상왕(上王)’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현 정부에서 국정과 인사를 주무른 실세였던 그로선 권력 무상을 실감했을 긴 하루였다.
이 전 의원은 최장 20일 이내에 기소된다. 기소 후 6개월까지 구속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다만 이 전 의원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재판이 길어지는 등 일정한 사유가 생기면 재판부가 구속집행정지나 보석을 허가할 수도 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넥타이를 잡아당긴 김 위원장과 계란을 던진 조모 씨(73)에게 출석을 요구해 법적 절차에 따라 폭행 혐의를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