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찬 초단, 이세돌 꺾기도… 바둑계 세대교체 청신호
최근 한국에서도 신예 기사들이 정상급 기사들을 제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세대교체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신예 중 가장 눈에 띄는 프로 기사는 변상일 초단(15). 1997년생으로 올해 입단한 그는 한국기원 최연소인 이동훈 초단(14)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리다. 진주에서 6세 때 바둑돌을 잡은 변 초단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한일교류전에 참가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연구생1군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아마국수전에서 우승한 뒤 올해 입단한 민상연 초단(20). 그는 6월 하순 각종 기전에서 6연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올해 30승 15패로 다승 11위. 그는 자신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랭킹 14위인 나현 2단(17)을 예상을 깨고 승리했다. 나 2단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4강에 진출하고 올해 LG배 8강에 오르는 등 세계대회에서 실력을 발휘해 박정환 9단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아 왔다.
또 지난해 입단한 김현찬 초단(24)은 4일 농심신라면배 예선 1회전에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 냈다. 김 초단은 아마추어에서 이름을 날리다 늦은 나이에 입단한 케이스. 그는 이날 대국에서 중반 싸움에 강한 이 9단을 상대로 조금도 밀리지 않고 대마를 잡으면서 승리했다. 이 9단은 예선 1회전에서 패해 이제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기회를 바라야 한다. 이 9단은 이 대회와 인연이 없어 대표로 선발된 적이 두 번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논란 끝에 이창호 9단이 와일드카드로 지명된 바 있다.
류민형 2단(21)은 비씨카드배 우승자인 스승 백홍석 9단을 상대로 올레배 3라운드에서 불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1991년생인 그는 입단(2009) 전부터 백 9단에게 지도를 받았고, 지금도 같은 도장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승리 뒤 “스승님을 이겨서 기분이 좋다. 사범님 몫까지 해내겠다”고 말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