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재입북 박인숙, 한국 거주시 “이렇게 자유 로운 세상인데…”
북한으로 돌아간 박인숙씨가 한국에 거주하던 지난해 했던 말이다. 재 입북 후 북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탈북자들은 남조선 사회를 저주하고 자신들을 원망하며 공화국(북한)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던 주장이 진심이었을까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박 씨가 탈북해 한국에 살며 남한 사회에 대해 느꼈던 심경이 담겨있다. 영상은 지난 2011년 2월에 촬영된 것으로, 영상을 제작한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 윤용 대표는 “탈북자들의 경제적 문제를 돕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새벽 5시 쯤 인민반에서 종을 치면 도로를 먼지 하나 없이 닦아야 돼요. 매일아침 출근 전 밥 먹기 전에 길을 닦고 또 겨울이 되면 땅에 얼음이 얼잖아요. 매일 새벽 나가서 언 것을 깨고 시멘트 바닥이 드러나게 해놓고 들어와야 돼요. 그리고 들어와서 밥이 있으면 먹고 없으면 그냥 다시 일터로 나가는 거예요.
그는 또 인천공항을 통해 처음 들어 왔을 때 눈앞에 펼쳐진 서울의 풍광을 보며 감격에 북받쳤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노을이 진 저녁 무렵이었는데 인천에서 서울 로 들어오는 그 길이 있잖아요. 너무 정교하고 정말로 어떻게 말로 표현을 못 하겠어요. 그때는 몸에 막 열이 오르고...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일생동안 보지 못하던 그런 광경에 매혹됐어요. 저녁이 되니까 거리 가득하게 불빛이 지기 시작하고... 현수막이 하나 걸려있었는데 어린이가 ‘엄마한테 뭘 사달라고 할까’하는 글이 쓰여 있었어요. 북한에는 ‘21세기 태양 김정일 만세’ ,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이런 전투적인 현수막이 대부분인데, 두 사회상이 확 떠오르는 거예요.
그는 이어 폐쇄된 북한 사회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옛날에 북한에서는 남북간 교류로 예술인이나 정치인들이 왔다 갔다 할 때 남한에 차가 매우 많은 것을 보고는 ‘아 너희들 우리가 온다고 하니까 차를 여기다 다 모아 놨구나’생각했어요. 우리가 너무 폐쇄되고 조직적인 사회에 살다보니깐 그렇게 생각했는데 와보니까 이것이 현실 이었구나 깨달았어요.”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