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은 이동한다. 청년문화를 중심으로 성장한 서울시내 상권을 살펴보자. 대학생 및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는 안티문화는 1930년대 종로, 1960, 70년대 명동, 1980, 90년대 방배동, 1990년대 신촌, 그리고 2000년대 홍익대 앞 등 거점이 지속적으로 움직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이들 상권은 대중 음악가들과 작업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술가들이 하나둘씩 임차료가 상대적으로 싼 특정 지역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성장했다. 이어서 화랑, 카페,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이들의 취향에 맞는 소비 및 문화 공간으로 성장한다. 이렇게 성장한 지역 상권은 다른 곳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 자본 및 사람을 유인한다. 자본과 사람의 증가는 프랜차이즈 입점 등 지역 상권의 지속적인 확대로 이어진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등이 입점하면서 땅값이 비싸지고 임차료가 오르면 예술가들은 해당 지역의 외곽으로 밀려나게 된다. 애초에 해당 상권의 성장 원동력이었던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창업 분위기는 사라지고 만다. 이것이 상권 이동의 가장 큰 이유다. 즉 창업률이 높아야 지역 상권이 성장한다. 산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지역 클러스터도 마찬가지다. 클러스터를 활성화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창업 분위기가 반드시 형성돼야 한다. 혁신을 불러올 수 있는 창업 기회 확대야말로 지역 클러스터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
정리=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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