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좋아하는 싱싱한 영양 덩어리, 보약보다 낫지요
제철에 나온 채소와 과일을 듬성듬성 찢소 잘라 만든 과일야채샐러드는 입맛에 따라 드레싱을 만들면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먹을거리가 된다. 조리·사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그는 “제철 재료를 구입하는 건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것으로 건강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공자(孔子)의 식습관은 몇몇 책에도 소개돼 있다. 그중 하나가 ‘불시불식(不時不食)’이다. 제때가 아닌 곡식이나 과일은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를 중요시한 것이다.
임상학적 소견도 사람은 제철 과일이나 채소를 먹어야 좋다고 한다.
‘먹는 것을 꽤 챙기는’ 박모 씨(50·회사원)는 여름철 식당에 가면 꼭 찾는 게 있다. 최근 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지다. 그는 가지를 얇게 썰어달라고 부탁한 뒤 고기와 함께 구워 먹는다. 가지의 섬유질이 지방성분을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씨는 “겨울에도 가지가 나오지만 먹지 않는다. 하우스 작물은 인공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철 과일과 채소가 각종 암을 억제하고 건강을 지켜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 하지만 국내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해 7월 한국영양학회와 공동으로 10∼11세 어린이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과일이나 채소를 권장 섭취 수준보다 적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을 매일 2회 이상 섭취하는 어린이는 15.5%에 불과했다. 어린이의 과일 권장 섭취량은 하루 2회로, 사과 1개나 귤 2개에 해당된다.
미국 국립암협회지의 연구 결과 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잘못된 식습관과 음식이 35%, 흡연이 30%, 만성 감염이 10%를 차지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첫째는 제철 음식, 둘째는 거친 음식, 셋째는 껍질째 먹는 식습관을 꼽았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나
여름철에는 높은 온도 때문에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 무기질 소비를 증가시켜 체내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제철 과일과 채소는 비타민B 비타민C 무기질 식이섬유 수분 당분 등이 풍부해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수박은 약 90%가 수분이지만 비타민 B1 B2 C, 칼륨, 인, 아미노산 등을 함유하고 있다. 참외 역시 비타민C의 함량이 높고 칼륨, 당분을 포함하고 있다.
또 계절에 맞춰 수확한 재료는 장기 저장을 거치지 않아 싱싱하고 색이 좋으며 맛과 씹는 질감이 좋다. 게다가 제철에 출하돼 값도 싸니 금상첨화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는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 3인방’ 수박 참외 복숭아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온도 보관 상태를 연구 발표한 바 있다. 수박은 섭씨 8∼10도, 참외는 5∼7도, 복숭아는 8∼13도에서 보관한 후 먹는 것이 아삭아삭함이나 단맛, 과즙 등에서 가장 좋다고 한다.
채소 과일을 많이 먹자는 취지로 생산자 소비자단체와 농협, 의학계, 언론계 등 13개 단체가 공동운영 중인 ‘가족건강 365운동본부’(www.hf365.co.kr)는 하루 3번, 6가지 채소 과일, 5가지 색으로 맞춰 먹자는 ‘채소과일 365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제때 생산된 먹을거리가 우리의 몸이요, 곧 건강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