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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은 지금]갑자기 끊긴 美공관 트위터… 왜?

입력 | 2012-07-14 03:00:00

상하이총영사관 개설 웨이보… 中 꼬집는 트윗 많아 인기




주홍콩 미국총영사관이 개설한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주상하이 미국총영사관 웨이보 접근이 12일 돌연 차단되자 주홍콩 미총영사관이 이곳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올린 것은 ‘전우’와의 이별을 다룬 중국 영화의 한 장면이다. 출처 신랑 웨이보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상하이(上海) 주재 미국총영사관이 중국 신랑(新浪) 웨이보 닷컴(www.weibo.com)에 개설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대한 접근이 갑자기 차단됐다.

12일 오전부터 이 트위터에 접속할 수 없고 검색을 하면 “관련 법령 법규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드릴 수 없다”고 나온다. 미국총영사관 대변인 놀런 바카우스 씨는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현재 원인을 파악 중이며 최대한 빨리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전했다.

최근 주간지인 ‘난팡(南方)인물주간’은 “주상하이 미국총영사관과 주홍콩 미국총영사관의 웨이보가 외국 공관이 중국 인터넷에 개설한 공식 트위터 중 가장 유명한 곳”이라며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두 트위터는 인권과 환경 국제정치 등에서 다양한 사안을 두고 발랄한 표현을 주고받으면서 중국을 꼬집어 왔다. 지난해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중국의 인권문제를 비판한 미국 인권보고서와 관련해 “민주주의를 발달시키고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언제나 중국 공산당원들의 목표와 가치”라고 평론하자 홍콩 미국총영사관은 “오호! 말들이 많구먼. 우리의 목표도 민주주의와 인권이라고. 차이가 없어!”라고 평을 달았다. 몇 시간 뒤 상하이 미국총영사관은 트위터에 홍콩의 이 코멘트를 전하면서 “그럼.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잖아”라고 추가 코멘트를 달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슬로건으로 런민일보의 주장이 억지라고 비꼰 것이다.

상하이 미국총영사관 트위터에 접속이 안 되자 홍콩 미국총영사관은 1963년 중국의 변방 신장(新疆)에서 지역 주민들이 스파이와 싸우는 것을 소재로 한 영화 ‘눈 덮인 산의 방문자’의 사운드트랙을 트위터에 올렸다. 가사는 “전우에게 작별을 고할 때, 눈사태가 사방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았다”다. 한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웨이보에서 ‘진실’이라는 단어가 검색되지 않았다고 12일 보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