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신용등급 2단계 강등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12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는 국가 부채가 엄청난데도 유로존 위기로 높은 국채 금리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경제 성장까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새로운 국가신용등급 ‘Baa2’는 한국보다 3단계 낮은 것.
이탈리아는 지난해 11월 마리오 몬티 총리 내각이 들어선 뒤 긴축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에 스페인까지 구제금융을 신청한 뒤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새 정부 출범 후 5%대를 유지했던 10년 물 국채 금리는 최근 다시 6%를 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공공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2조3000억 달러)로 그리스(140%)에 이어 유로존 내 2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이탈리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2013년은 ―0.3%로 전망했다. 국가 부채는 올해 GDP의 125.8%, 내년에는 126.4%로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3일 이탈리아는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3년 만기 국채 35억 유로어치를 4.65%의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의 5.3%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며 5월 이후 가장 낮은 금리다. 또 7년, 10년, 11년 만기의 장기 국채도 각각 5.58%, 5.82%, 5.89%의 금리에 17억5000만 유로(약 2조4587억 원)어치가 낙찰됐다. 시장이 지난달 이탈리아 의회의 노동개혁안 가결 등 개혁 조치 성과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