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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흡연 10대女 탈선 꾸짖다… 40대男 ‘오버액션’

입력 | 2012-07-16 03:00:00

화장실서 20분간 폭행-추행 “통념 어긋난 훈계” 벌금형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를 보자 정모 씨(43)는 화가 치밀었다. 지난해 11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동구 명일동 헬스장 건물에서의 일이다. 계단에서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헬스장 이용객의 항의 전화를 받고 문을 박차고 나간 정 씨는 담배를 피우던 윤모 양(15)과 친구 5명을 건물 화장실로 끌고 간 뒤 “너희들 문제아 아니냐”며 폭언과 함께 가슴과 머리를 때렸다. 또 숨겨 놓은 담배가 있는지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치마를 입은 윤 양과 김모 양(14)의 엉덩이를 만졌다.

약 20분간 이어진 정 씨의 행동은 주민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면서 그쳤다. 한국담배협회 청소년 흡연 예방 캠페인 서포터스 활동을 해온 정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청소년 탈선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혼낸 것이다. 일부 신체 접촉이 있었지만 추행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재호)는 12일 “청소년 탈선 예방을 위한 선도는 사회 통념상 정당한 것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피해자의 치마에는 주머니가 없는데 엉덩이를 만지는 등 불필요한 행동을 했다”며 강제추행 및 폭행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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