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 제공
이 같은 초호화 캐스팅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최동훈 감독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이 나온다. ‘범죄의 재구성’(2004년)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등 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모두 흥행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극중 캐릭터를 잘 살리기로도 이름이 높아 배우들은 그가 연출하는 영화에 줄을 선다.
캐스팅에 얽힌 뒷얘기도 풍성하다. 원래 출연 명단에 김수현은 없었다.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을 이미 확보한 최 감독은 ‘잠파노’ 역에 무명 배우를 원했다. 김수현은 당시 KBS 드라마 ‘드림하이1’로 주연급 배우가 됐지만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김수현과 우연히 식사를 함께한 최 감독이 그의 진지한 태도와 매력적인 외모에 푹 빠져 버렸다. 극중 비중은 작은 역이지만 김수현도 최 감독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촬영을 마친 뒤 김수현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해 가장 ‘핫’한 스타가 됐다. 최 감독은 “많은 여성 팬을 고려해 그가 출연한 장면은 한 컷도 삭제하지 않았다”고 했다.
신하균을 특별 출연시키기 위해 감독은 부인인 케이퍼필름 안수현 대표의 영향력을 빌렸다. 안 대표는 신하균이 출연한 ‘박쥐’(2009년)의 프로듀서였다.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2001년) 이후 별다른 흥행작이 없던 터에 시나리오를 읽고 “꼭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