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깡패들이 절 죽이려고 해요.”
2일 오전 10시경 인천에서 세탁소를 하는 강인국 씨(68)가 전화를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아들(31)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나왔다.
“당신 아들이 자꾸 반항해 머리를 때렸다. 당장 돈을 보내지 않으면 장기를 팔고 죽이겠다. 전화를 끊지 말고 즉시 보내라.” 그는 2000만 원을 요구했다. 놀란 강 씨는 전화를 끊지 못한 채 인터넷으로 300만 원을 송금했다. 송금액이 요구액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된 남자는 빌려서라도 나머지 돈을 보내라고 다그쳤다. 그사이 강 씨의 아내가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아 강 씨는 범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30여 분 동안 이어진 협박은 강 씨의 아들이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후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끝이 났다. 강 씨는 “당황한 나머지 비명소리가 진짜 아들 목소리처럼 들렸다”며 “범인이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해 아들에게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씨 등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개인명의 통장 60개를 개당 50만 원을 주고 구입해 범행에 이용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