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고용 비중 8%” ▶“정부 부채 1000조 넘어” ▶“식량자급률 선진국 중 꼴찌”통계 확인않고… 과장하고… ‘눈길 끌고보자’식 발언 많아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동아일보 DB
하지만 손 고문이 인용한 통계는 사실과 달랐다. 통계청 확인 결과 1992년이 아니라 1993년 대기업 고용비중이 22.6%였으며, 2010년에는 비율이 줄긴 했지만 14.5%로 주장과는 6.3%포인트가량 차가 났다. 손 고문은 지난달 19일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18일 동아일보가 여야 대선주자들의 출마선언문과 각종 인터뷰 등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의 내용이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목적이 앞서다 보니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이 포함되면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당시 타이타닉호에 승선한 인원은 약 2200명으로 김 의원이 언급한 규모의 절반에 못 미친다. 또 조선해운조사기관 클라크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대 조선소 중 ‘6개’가 아닌 ‘7개’가 한국에 있다.
▼ 유권자 판단 흐려 선택 헷갈리게 해 ▼
김문수 경기지사는 12일 경기언론인클럽 초청특강에서 지방자치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경기도는 인구 1250만 명으로 싱가포르의 4배가 넘는다. 적은 인구가 아닌데 지방자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인구는 작년 말 기준 약 520만 명이며 영주권자 및 시민권자만 하더라도 약 380만 명이기 때문에 김 지사의 말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의도를 강조하느라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는 더 많다. 민주당 박준영 전남지사는 15일 출마선언에서 현재의 한국을 “선진국 중에서 식량자급률이 가장 낮은 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행복지수가 가장 낮고 청년실업률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나라”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의 식량자급률(27.6%)은 일본(25%)보다 높다. 행복지수는 OECD 지표 기준으로는 36개국 중 24위이다.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이미 가계부채는 1000조 원을 넘어섰고 공공 부문을 포함한 정부부채도 1000조 원을 넘었다”며 위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공식 통계에 따르면 가계부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12조9000억 원이며 정부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 부문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802조7000억 원이었다. 정 의원의 주장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광의의 개념을 포함해야 가능한 수치인 셈이다.
대선주자들끼리 다른 통계를 사용하는 바람에 혼선을 빚기도 한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이달 5일 출마선언을 통해 “북한에 널려 있는 마그네사이트 등 6000조 원에 달하는 자원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흘 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출마선언에서 “7000조 원에 달하는 북한의 지하자원을 남과 북이 공동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북한의 광물 매장량 가치를 약 7000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달 11일 주유소에서 주유원 체험을 한 뒤 “불합리한 유통구조와 정유사의 담합으로 국제유가가 40% 내릴 때 국내유가는 4%만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유업체들은 “주유소 기름값에서 중요한 것은 평균 가격이며 환율 요인과 유류세 등을 감안하면 그렇게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비교 기간인지도 확실치 않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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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