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연기의 폭을 넓힌 민효린.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제 외모 때문일까요? 도도하고 인위적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맡은 역할도 그런 이미지의 캐릭터가 대부분이었죠. 어떻게 하면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저는 말도 많고 털털한 사람이거든요. 제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물론 그런 도도하고 신비스러운 이미지가 독이 됐던 것만은 아니다. 민효린은 2009년 방송된 MBC 드라마 ‘트리플’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 연기자로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그녀가 여주인공으로 발탁될 수 있었던 건 ‘외모’와 ‘이미지’의 힘이었다.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죠.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배우기로 결심했어요. 그런데 ‘트리플’ 이후 3년 동안 저를 찾지 않더라고요. 힘든 시간이었지만 되돌아보면 모든 걸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
긴 슬럼프를 겪은 민효린은 2011년 출연한 영화 ‘써니’의 흥행대박과 함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영화 ‘500만불의 사나이’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잇달아 출연했다. 개봉을 눈앞에 둔 두 작품은 민효린의 파격적인 변신이 돋보인다. 특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해녀로 변신해 첫 사극 연기를 펼쳤다.
“두 작품을 촬영하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날씨가 추워 배에 핫팩을 붙이고 있다 화상을 입기도 했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수중 촬영이 많아 힘들었어요. 하지만 끝나고 나니까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더라고요. 두 작품을 통해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합니다.”
민효린은 두 영화의 흥행을 점치기도 했다.
홍수민 동아닷컴 기자 sum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