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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위기를 깨는 새총같은 힘 어릴적 창의력을 찾아라

입력 | 2012-07-21 03:00:00

◇ 슬링샷 /가버 조지 버트 지음·권오열 옮김/336쪽·2만 원·좋은책만들기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다윗상의 높이는 5m에 달한다. 1504년 미켈란젤로가 완성한 이 조각상의 왼쪽 어깨 위에는 거대한 적 골리앗과 맞서 싸울 ‘비장의 무기’가 보인다. 바로 새총이다.

책의 제목은 팽팽히 줄을 당긴 뒤 튕겨나가는 새총(slingshot)의 위력에서 따왔다. 블루오션 전략 전문가인 저자는 어린 시절의 창의력이 블루오션을 창출해낼 새총 같은 힘이라고 강조한다. 한계가 없는 아이의 상상력이야말로 글로벌 경제위기에 절실하게 필요한 요소라는 것. 전통적 사고와 사업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기업의 사례들을 제시한다.

오늘날 기업 조직의 규모와 역량은 비례하지 않는다. 1958년 한 기업이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목록에 올라 있는 평균 기간은 57년이었다. 1983년에는 30년으로 떨어졌고, 2008년에는 18년이 됐다. 최대 기업 목록에 오른 기업들의 수명이 단축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독점상품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기간도 짧아졌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대중화한 사진이 대표적 사례다. 필름사진의 대명사로 통했던 코닥은 2004년 4월 1일 미국 대표기업들의 목록인 다우존스30 종목의 명단에서 삭제됐다. 설립 74년 만이었다. 이후 2만5000여 개의 일자리를 정리하고도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코닥은 디지털 사진 분야의 리더로 다시 자리 잡았지만 디지털 사진은 독점 상품이 아닌 기본 물품으로 변했기 때문에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지 못했다. 같은 맥락에서 ‘허핑턴포스트’는 2000년대 들어 폐물로 변한 것으로 전화와 백과사전, 팩스 등을 꼽았다.

저자는 어린 시절의 창의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으로 ‘집중을 방해하는 기기를 치워라’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하지 말라’ 등을 제시한다. 하지만 ‘낮잠을 자라’ ‘소박한 즐거움을 주는 우유와 쿠키를 챙겨라’ 등의 지침은 구체성이 떨어져 설득력이 부족하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