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교수 제공
동경의료기계제작소의 광고(동아일보 1924년 2월 15일)를 보자. “비(鼻·코)가 고(高·높게)케 되”라는 헤드라인 아래 강비기(降鼻器·코 성형기)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는 정보를 제공했다. “비(鼻·코)는 인생의 화(花·꽃)로서 중요한 부분인 바 행과 불행의 분기점은 실로 비(鼻)의 모양 여하(如何)에 재(在·있음)함 청년남녀 중 (중략) 기타 비(鼻)의 모양이 불호(不好·좋지 않은)한 인(人), 본법(本法)은 구식의 주사나 강비술(降鼻術·코 성형술)이 아니요 자택에서 인(人) 부지(不知·모르는)할 사이 강비(降鼻)되는 신안특허의 기(器)를 희망자에 무료로 대여함.” 무료로 써보고 필요하면 사라는 보디카피가 유혹적이다.
코가 인생의 꽃이며 행복과 불행의 분기점이 코의 모양에 달려 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코가 달라질 수 있다니, 요즘 광고 카피와 너무 흡사하다. 성형외과들은 외모가 뛰어나지 않으면 선택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면서 성공 사례의 전후 사진을 제시하며 사람들의 기대감을 부추긴다. 성형수술이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필요한 사람은 해야 한다. 더욱이 결과가 좋아 당사자가 만족한다면 그 기쁨을 무엇에 비하랴.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