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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로 숨진 일본인 돈 상속받자”…1억1000만원 사기

입력 | 2012-07-23 14:24:00


동일본 쓰나미 대참사를 이용해 치밀한 사기극을 벌인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사기단은 말레이시아 은행에 거액을 예치한 일본인이 '쓰나미'로 사망한 것처럼 속여 한국인을 상대로 1억여 원을 뜯어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인도네시아인 S(34·여)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말레이시아인 R(33·여)씨 등 일당 4명을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등 뒤쫓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초 해외 펜팔사이트에 글을 올린 한국인 A(73)씨에게 접근, 이메일로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전 가족이 숨진 일본인 고객의 말레이시아 은행 계좌에 420만 달러(약 45억 원)가 있으니 상속받아 나눠 갖자"고 속여 관련비용 명목으로 4차례에 걸쳐 1억1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일당 중 R씨는 피해자 A씨에게 자신을 말레이시아 은행에 근무하는 여성이라고 소개한 뒤 여권사진과 이메일을 보내주며 A씨의 환심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R씨는 "420만 달러를 예치한 일본인이 작년 쓰나미 사고로 가족 모두가 사망했다. A씨가 일본인 친척인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상속받으면 한국에서 같이 살자"고 제의하며서 A씨를 상대로 본격적인 사기극을 펼쳤다.

이에 A씨는 일당들이 요구하는 대로 인도네시아에 직접 가서 2000만 원을 건네고 2차례에 걸쳐 서류위조 비용 등으로 4600만 원을 송금했다. 또 송금액 상한 초과로 송금이 안 되자 한국으로 직접 온 S씨를 통해 5000만 원을 건넸다.

그러나 일 진척이 제대로 되지 않자 의심을 한 A씨가 지난 4월 경찰에 사건을 상담을 하면서 사기극의 꼬리는 잡혔다.

경찰은 피해자 A씨를 통해 돈을 더 줄 수 있다고 사기단을 유인, 지난 4일 돈을 받기 위해 입국한 S씨를 서울역 대합실에서 검거했다.

이병진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일본 쓰나미 대참사를 이용한 국제 사기극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기단들의 수법이 치밀하고 그럴 듯해 피해자가 감쪽같이 속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