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교수 제공
공애상회(共愛商會)의 광고(동아일보 1924년 2월 25일)는 비만을 권장하고 있다. 헤드라인을 “쇠약을 부활하고 해(害) 업시(없이) 신체가 비대(肥大)함”이라고 쓰면서 ‘비대’라는 단어를 배 이상으로 키워 강조했다. 보디카피에서는 “신체가 여웨서(여위어) 고통하는(고통받는) 이는 엽서로 신청하면 위장을 건강케 하고 소화를 좃케(좋게) 하며 영양을 가량(佳良·양호)케 하야 해가 업시 신체가 비만케 되는 신료법서(新僚法書·새 치료법 책)를 진정(進呈·드림)”한다며 비만을 더 강조했다.
몸이 홀쭉한 사람에게 비만해지는 방법을 소개한 책을 드리므로 엽서로 신청하라는 내용인데, 김준현 투로 말하자면 “마음만은 뚱뚱하다”는 생각으로 시도해보라는 것. 치료제 판매를 위한 사전 포석인데, 요즘 나오는 각종 다이어트 상품의 판매 전략에서 쓰는 수법 그대로다.
김준현의 개그가 값지게 느껴지는 까닭은 “마음만은 홀쭉하다∼”면서도 홀쭉함을 미화하지 않고 은연중에 날씬한 몸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조장하는 현실을 여유롭게 야유하기 때문. 이제, “마음까지 뚱뚱하다∼”면서 새로운 시리즈를 더 당당하게 전개해보면 어떨까.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