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25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이라고 밝힌 이설주에 대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인민보안부 협주단 혹은 은하수 관현악단 예술단원 출신, 김일성대 출신의 엘리트, 2005년 청년협력대표단으로 남한 방문설 등 끝이 없다. 북한이 퍼스트레이디의 구체적인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우리 정부도 파악하지 못한 탓이다.
○예술단원 출신
유튜브 영상
실제 지난해 1월 조선중앙TV의 은하수관현악단 신년 음악회 녹화 방송에서 가수 리설주가 '병사의 발자욱'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방영됐다.
한 달 뒤인 2월에도 조선중앙TV의 녹화방송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류훙차이(劉洪才) 대사 등 주북 중국대사관 관계자와 함께 관람한 은하수관현악단의 음악회에 '리설주'라는 이름의 가수가 등장한다.
동그란 얼굴형, 눈매와 덧니 등 외모의 특징이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와 매우 흡사하다는 평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예술단원 출신인 이설주가 격에 맞는 소양을 쌓기 위해 김정은과 결혼하면서 김일성종합대학 특설반에서 6개월 정도 퍼스트레이디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5년 남한 방문설
대북 전문가들은 2005년 9월 열린 제16회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청년학생협력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던 북한 여성 가운데 이름이 '이설주'인 17세 소녀(사진 가운데 왼 손을 들어 흔드는 여성)가 현재의 이설주와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사진을 보면 빼어난 미모의 이설주는 밝은 표정으로 왼손을 들어 흔들고 있다. 도톰한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가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와 비슷해 보인다.
○2003~2004년 금강산 등지에서 남측 인사 접촉
당시 남북 청소년 19명은 3월22일 북측인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건설 예정지인 조포마을 뒷산에 잣나무 등 묘목 500그루를 함께 심는 '남북 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가했다.
북한 청소년 대표의 일원으로 참가한 11세의 이 소녀는 푸른색 단체복에 빨간 스카프를 둘렀다. 이 소녀의 이목구비가 김정은 부인의 모습과 닮았다. 이 소녀는 손목에 고급스런 금시계도 차고 있었다.
2004년 금강산에서 전교조 주관으로 열린 남북교사 회담에도 '리설주'라는 소녀가 행사 도우미로 참가했다.
평양 창전중 5학년(우리의 중학교 3학년 해당)으로 소개된 이 소녀의 생김새 역시'남북 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가한 소녀는 물론 김정은의 부인 모습과 똑 닮았다.
○김일성대 출신 엘리트
하지만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와 가수 리설주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 연구위원은 결정적으로 퍼스트레이디 이설주와 가수 리설주의 이름 한자표기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그는 "조선중앙통신의 중문 사이트를 보면 김정은의 부인 이름은 李雪主로 표기되어 있고,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가수 리설주의 이름은 李雪珠로 표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는 김일성종합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엘리트이며 27세에 키가 164cm쯤 된다고 밝혔다.
또 "이설주의 전공 분야는 자연과학 계통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예술단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위원은 "이설주의 본가는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구역으로, 아버지는 청진시 대학 교원이며 어머니는 수남구역 병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며 "김정은과 이설주 사이에 자식(딸로 추정)이 태어났을 때 김정은은 청진에 사는 장인장모를 헬리콥터로 모셔와 1주일 정도 함께 지내게 하는 자상한 남편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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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