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도 예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가 22세 때 북한 정부 내에서 처음 맡은 일이 ‘문화예술 지도’였다. 김정일은 ‘꽃 파는 처녀’ 등 혁명 가극을 제작했으며 노래를 여러 편 작곡했다는 설도 있다. 중국 신화통신의 북한 전문 기자인 가오추푸는 최근 펴낸 책 ‘김정일과 조선’에서 북한 음악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의 어떤 것도 음악을 넘어서지 못한다’며 음악을 북한의 최고 통치수단이라고 규정했다. 김일성왕조 우상화와 북한 주민의 세뇌 작업에 음악이 적극 동원되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에 납치돼 8년 동안 억류됐던 영화배우 최은희 씨의 회고록에는 북한에서 주요 공연이 있을 때 고위층들이 빠짐없이 참석한다는 증언이 들어 있다. 김정일이 베푸는 저녁 술자리에도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연주단이 동원된다. 예술인들과 가까이 살아온 김정일이 무용수 출신 고영희를 부인으로 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김정일과 고영희 사이에 태어난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의 부인 이름이 이설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이설주가 중국에서 성악을 전공했다고 어제 밝혔다. 북한 동영상 자료에는 2011년 신년음악회 때 이설주라는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외모로 미뤄 동일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