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2곳도 조만간 문닫을듯… “보상금 적다” 법적 공방 예고中 “세계유산 등재 위해 정비”… 인근엔 스키장 등 리조트 개장
중국 지린(吉林) 성 츠베이(池北) 구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진 백두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호텔의 한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인 또는 재일교포가 투자해 세운 백두산의 호텔을 올해 안으로 모두 철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이미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이 20일부터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조만간 이 호텔의 철거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한국인이 직접 지은 호텔 중에서는 처음으로 철거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일부 호텔은 보상금 협상을 끝내고 철거에 합의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보상금 문제가 남아 있다”며 “한 호텔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터무니없는 보상금에 불복해 법적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 측은 호텔의 미래 영업수익을 거의 인정하지 않은 채 초기 투자금과 건물 가치 등만 따져서 보상금을 책정했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이에 앞서 중국 지린 성은 2006년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로 하고 성 산하에 창바이(長白) 산(백두산의 중국명) 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관리위)를 설치한 뒤 백두산 일대를 정비하면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텔을 철거할 방침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2007년 호텔 철거에 반대하는 한국인 사장 부부를 감금한 뒤 굴착기를 동원해 철거를 시도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본보 2006년 9월 28일자 A1면 백두산입구 한국인이 투자한 호텔 5곳에…
▶본보 2006년 9월 28일자 A3면 中 백두산 한국숙박시설 철거 통보...
▶본보 2007년 8월 6일자 A12면 中, 한국인 경영 백두산 호텔 1곳 완전철거
중국 지린 성 백두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한국계 호텔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 대우호텔 등과 함께 한국계 호텔로 백두산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을 맞이해 왔지만 사라지게 됐다. 지린천상온천관광호텔 홈페이지
현지에서는 중국이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백두산 개발을 위해 한국 기업들에 최장 45년의 운영기간을 보장하며 투자를 유치했지만 백두산 관광이 활성화되자 쫓아내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