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공화 중도포기 주자들 채무상환 비상깅리치, 지지자 명부 팔아 충당… 케인은 車-TV-에어컨까지 매각
뉴트 깅리치 후보도 올해 1월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때 2000달러를 들여 화려한 조명과 음악으로 무대를 꾸몄다. 깅리치 역시 무대 설치회사 ‘킹스베리’에 아직 대금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 중도에 포기한 후보들이 유세 기간 빌린 돈을 갚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말 후보들이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재무자료에 따르면 깅리치가 485만 달러, 바크먼이 94만 달러를 아직 갚지 못했다. 릭 샌토럼 169만 달러, 존 헌츠먼 154만 달러, 허먼 케인 45만 달러 등 갚지 못한 캠페인 비용은 수십만∼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캠페인 때 모금한 선거자금으로는 지출 비용을 모두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남은 비용은 고스란히 후보들의 개인 채무로 남는다.
호화 유세를 벌여 비난을 받기도 한 깅리치는 캠페인 전용기 대여 비용 100만 달러, 보디가드 채용 비용 45만 달러 등을 아직 갚지 못했다. 깅리치는 채권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다음 달 지지자들을 상대로 채무상환을 위한 기금모금 행사를 열 계획이다. 깅리치는 “그동안 기다려준 채권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행사”라며 “열심히 갚고 있지만 모두 갚으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깅리치는 캠페인 때 자금을 대준 지지자들의 명부를 다른 정치인들에게 팔기도 했다. 논란이 되는 방식이지만 채무 규모가 큰 깅리치로서는 쉽게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2004년, 2008년 대선에 나섰던 후보 일부도 아직 당시의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 2008년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수차례 빚을 청산했지만 아직 27만 달러가 남았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해 12월 캠페인 때 사용했던 포스터, 배지, 티셔츠, DVD 등을 모두 정리하는 온라인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2008년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역시 150만 달러의 빚에 시달리고 있다. 2004년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캠페인 비용 33만 달러를 갚지 못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