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된 질책과 따뜻한 격려로 월드스타 키워
또 한명의 아버지가 ‘마린보이’를 깨웠다.
31일(한국시간) 자유형 200m를 마친 박태환(23·SK텔레콤)은 “점심 때 인터넷을 잠시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태환이 5위를 할 것’이라는 베팅 사이트의 예상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절대로 5위는 안할 것이라고 마음을 먹었어요. 6위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렇게 박태환은 운동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하고, 자존심도 세다.
볼 코치가 마냥 박태환을 감싸줬던 것만은 아니다. 천하의 박태환도 힘든 훈련 속에서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었다. 이런 때면 박태환을 물 밖으로 불러내 훈련을 중단시키고, “그냥 (숙소로) 들어가라”며 질책한 일도 있었다. 때로는 “올림픽을 준비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기회냐. 다른 선수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라고 타이르기도 했다. 함께 울고 웃는 동안 둘 사이에는 신뢰가 쌓였다.
박태환은 “볼 감독님은 내게 수영의 재미를 다시 찾게 해주셨다. 단지 수영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나를 많이 성숙하게 만들어주신 아버지 같은 존재다. 억만금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들을 배웠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런던|전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