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먼은 1999년 ‘시장으로 가는 제3의 길은 없다’는 글을 통해 어설픈 민영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부분 민영화, 정부 개입의 축소, 민간 독점 전환과 같은 ‘제3의 길’은 정부 개입과 변화에 저항하는 핵심 세력을 남겨 시장 효율성을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임직원과 노동조합의 반발로 민영화가 무산된 미국 우정공사를 꼽았다. 프리드먼은 정치 메커니즘의 비효율성은 기득권을 추구하는 ‘현상유지의 횡포(Tyranny of the status quo)’에서 시작된다고 꼬집었다.
▷프리드먼이 저주와 같은 악담을 퍼부었던 미국 우정공사가 1일 2011년분 퇴직자 건강보험 보조금 55억 달러를 내지 못해 부도를 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우정공사의 우편물 취급 규모는 5년 전보다 21% 줄었다. 우정공사의 인건비는 전체 비용의 80%를 차지한다. 민간 경쟁회사인 UPS의 53%, 페덱스의 32%보다 훨씬 높다. 2007년 이후 연속 적자다. 올해는 사상 최대인 141억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위기 탈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나 구조조정은 법령이나 노조에 막혀 엄두를 내지 못한다.
박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