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공사중 발견 많아… 서울올림픽때는 몽촌토성 나와
런던 올림픽 공원 용지에 조성된 트렌치에서 고고학자들이 발굴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영국 올림픽조달청(ODA)
올림픽 개최는 대규모의 개발사업을 동반한다. 올림픽 경기장 및 각종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고고학적 성과물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고 있는 런던 올림픽도 마찬가지.
미국의 고고학회 학술지 ‘Archaeology(고고학)’ 최신호는 ‘고고학과 올림픽’이라는 기사에서 “런던 올림픽 공원 조성에 앞서 진행한 발굴조사를 통해 지난 6000년간 이뤄진 인간활동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런던 중심가와 달리 로어리밸리는 오랫동안 낙후된 지역이었다. 곳곳에 허름한 건물과 건설폐기물, 18세기부터 쌓인 온갖 쓰레기 등이 있었고 토양은 유독물질에 오염돼 있었다. 트렌치마다 평균 15피트(약 4.6m)를 파내 수백 t의 흙을 걷어낸 후에야 발굴을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유물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용지에서 발굴된 백제시대 무덤인 방형주구묘(方形周溝墓). 사각형으로 땅을 파 시신을 안치한 후 주변에 배수로 등을 설치했다. 서경문화재연구원 제공
우리나라도 올림픽 등 국제적인 스포츠를 개최할 때마다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서울 송파구에 올림픽공원 조성을 준비하면서 한성 백제시대의 몽촌토성을 발굴했다. 이후 인근 풍납토성까지 재발굴하면서 두 성이 왕성(王城)이었고 이 지역이 한성백제의 중심지였음을 밝혀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승마경기장 용지인 부산 강서구 범방동에서도 신석기시대 유물 200여 점을 발굴했다. 최근엔 2014년 개최를 앞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용지에서 백제시대 무덤 수십 기가 발견됐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