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 없을 무 似: 같을 사 竊: 훔칠 절 부: 도끼 부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리고는 그 이웃집 아들을 의심했다. 그의 걸음걸이를 보아도 도끼를 훔친 것 같고, 낯빛도 도끼를 훔친 사람 같고, 말씨도 도끼를 훔친 사람 같았다. 동작과 태도가 도끼를 훔친 사람 같았다. 얼마 지나서 골짜기를 파다 그 도끼를 찾았다. 다음 날 다시 그 이웃집 아들을 보니 동작과 태도가 도끼를 훔친 사람 같지 않았다(人有亡부者, 意其(린,인)之子. 視其行步, 竊부也 顔色, 竊부也 言語, 竊부也 動作態度, 無爲而不竊부也. 俄而D其谷而得其부, 他日復見其(린,인)人之子, 動作態度, 無似竊부者).”
사람은 어떤 일에 집착하게 되면 곧 편견을 가지고 모든 일이나 사람을 대하게 된다. 인간의 편견은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피하기 힘든 것이기도 하다. 행동은 같지만 평가가 이처럼 다른 것은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위력을 갖고 있는지 알려준다. 비슷한 사례는 한비자라는 책의 세난(說難) 편에도 나온다.
말로 표현되는 처세의 문제는 특히 군주를 상대하는 유세의 경우 더욱 더 극명한 결과로 도출되기 마련이다. 같은 말이라도 누구의 말이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판단은 정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평소에 상대에게 어떤 신뢰를 쌓아두느냐가 관건이 되는 법이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