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배 탐사로봇 뛰어넘는 실력의 큐리오시티
큐리오시티는 과거 화성에 도착한 선배 로봇들과는 격이 다르다. 이미 화성에서 활동했던 이동형 로봇인 ‘오퍼튜니티’나 자체 실험 능력을 가진 ‘피닉스’보다 훨씬 진화했다.
큐리오시티의 길이는 오퍼튜니티의 2배 정도인 3m이며, 무게는 약 5배인 900kg에 이른다. 여기에는 정교한 첨단 과학센서 및 실험장비도 10가지가 실려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2m 길이의 로봇팔.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본 듯한 이 로봇의 팔에는 드릴이 달려 있다. 이를 이용해 암석에 5cm 정도 구멍을 뚫고 성분을 분석해 게일 분화구 근처에 생명체가 살았었는지를 조사한다. 암석을 분석할 수 있는 화학카메라인 ‘켐캠(ChemCam)’은 레이저, 망원경, 카메라, 분광사진기로 구성돼 있다. 100만 W의 적외선 레이저를 발사해 7m 떨어진 암석의 성분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 화성의 환경을 알 수 있는 광물 단서를 찾는다.
착륙 지점을 게일 분화구로 선택한 것은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약 35억∼38억 년 전 만들어진 곳으로, 당시에는 화성과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행성들이 운석의 충돌에 시달렸던 시기다. 게일 분화구 중심부에 있는 5.4km 정도 높이의 산도 이런 운석 충돌로 생긴 퇴적물 잔해가 쌓여 만들어졌다. 과학자들은 이 산이 화성의 지질학적 역사와 생명체 존재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