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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2012]‘윔블던 리턴매치’ 英 머리의 복수극

입력 | 2012-08-07 03:00:00

페데러 꺾고 남자단식 우승… 英선수 104년만에 金 환호




한 달 사이에 같은 장소에서 두 번 울었다. 테니스 발상지 영국에서 성지로 불리는 영국 런던 인근의 윔블던 올잉글랜드 클럽 센터코트에서였다. 한 번은 패배의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힌 반면 두 번째는 승리의 환희에 젖어들었다.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25)가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숱하게 쏟아진 메달 가운데 주최국 영국은 유난히 머리의 우승에 환호했다. 영국 선수로는 1908년 역시 런던 대회 때 조시아 리치 이후 104년 만에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정상에 서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기어이 살렸기 때문이다.

세계 4위 머리는 6일 끝난 결승에서 4대 메이저 타이틀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휩쓰는 ‘골든 슬램’을 노렸던 세계 1위 로저 페데러(스위스)를 1만5000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3-0(6-2, 6-1, 6-4)으로 완파했다.

머리는 지난달 9일 윔블던 결승에 올라 영국 선수로는 76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패한 뒤 울음을 터뜨리는 안타까운 장면을 보였다. 당시의 기억은 머리의 머릿속에서 모두 사라진 듯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머리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인생 최고의 승리다. 다른 영국 선수들이 금메달 따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을 키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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